넷플릭스, 720억 달러에 워너 브라더스 인수 합의
넷플릭스가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WBD)의 영화 스튜디오와 스트리밍 서비스 HBO 맥스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거래 규모는 지분가치 기준 720억 달러(약 72조 원)에 이른다. 이번 인수로 국내 OTT 시장에서도 글로벌 대형 플랫폼 중심으로 콘텐츠와 가입자가 더 집중되는 현상이 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인수는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Paramount Skydance), 컴캐스트(Comcast) 등과의 경쟁 끝에 성사됐다. 글로벌 스트리밍·콘텐츠 시장 재편을 가져올 ‘메가 딜’로 평가된다.
1. 거래 구조와 규모
양사가 5일(현지시간) 발표한 공동 성명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WBD의 핵심 자산인
- 워너 브라더스 영화 스튜디오와
- 스트리밍 서비스 HBO 맥스
를 인수한다.
대가는 현금과 주식으로 지급된다. WBD 보통주 1주당
- 23.25달러는 현금,
- 4.50달러는 넷플릭스 보통주로 지급되며,
주당 27.75달러로 평가된 이번 거래의 지분가치는 약 720억 달러, 부채 등을 포함한 기업가치(EV)는 약 827억 달러 수준이다.
2. TV 네트워크는 분리…‘디스커버리 글로벌’로
이번 인수에는 WBD의 모든 사업이 포함되지는 않는다. 회사는 기존 계획대로
- TNT, CNN 등을 포함한 유료 TV 네트워크 사업을 묶어
- ‘디스커버리 글로벌’(가칭)이라는 별도 회사로 분사(스핀오프)할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 영화 스튜디오와 스트리밍 핵심 자산은 넷플릭스로,
- 전통 TV 네트워크 비즈니스는 분리된 회사로 넘어가는 구조가 된다.
3. 넷플릭스 “매우 드문 기회…수십 년 기반 될 것”
이번 인수는 그동안 자체 제작 중심 전략을 강조해 온 넷플릭스가 대형 M&A에 나섰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테드 서랜도스(Ted Sarandos) 넷플릭스 공동 CEO는 투자자 콜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1]
“우리는 지금까지 ‘사는 회사’라기보다 ‘짓는 회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미 훌륭한 프로그램과 영화, 잘 작동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지만, 이번 인수는 매우 드문 기회입니다. 앞으로 수십 년간 성공을 뒷받침할 기반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2024년 말 기준 글로벌 스트리밍 가입자 3억 명 이상, WBD는 2025년 9월 말 기준 1억 2,800만 명의 글로벌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1] 두 회사의 결합은 가입자 규모와 콘텐츠 수급력 측면에서 업계 최상위급 플랫폼을 만들어낼 것으로 전망된다.
4. ‘해리 포터’·DC·‘왕좌의 게임’까지…IP 한데 모인다
딜이 마무리되면 넷플릭스는 워너 브라더스와 HBO의 방대한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추가로 확보한다. 대표적인 IP는 다음과 같다.[1]
- 워너 브라더스 영화
- 오즈의 마법사(The Wizard of Oz)
- 해리 포터 시리즈
- DC 코믹스 기반 슈퍼히어로 영화(배트맨, 슈퍼맨, 원더우먼 등)
- HBO·HBO 맥스 시리즈
- 소프라노스(The Sopranos)
-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
- 다양한 HBO 오리지널 드라마·다큐멘터리
이미 오징어 게임, 기묘한 이야기, 브리저튼 등 자체 오리지널 히트작을 보유한 넷플릭스가 워너·HBO 라이브러리를 더하면, 글로벌 대중문화 주요 시리즈 상당수가 한 플랫폼 아래 모이게 된다.
5. 파라마운트 “절차 공정성 의문”…규제 심사도 변수
이번 거래는 처음부터 넷플릭스의 단독 레이스가 아니었다.
파라마운트와 스카이댄스가 합쳐진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는 WBD 전체 포트폴리오(영화 스튜디오, 스트리밍, TV 네트워크)를 아우르는 인수를 추진하며 3차례 이상 입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1]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보도에 따르면,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최종 제안은
- WBD 주당 30달러, 전액 현금 조건에
- 규제 승인 실패 시 약 50억 달러의 브레이크업 수수료를 부담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1]
그럼에도 WBD 이사회는 넷플릭스와의 거래를 전원 찬성으로 승인했다.[1]
파라마운트 측은 WBD 경영진에 보낸 서한에서
“WBD가 공정하고 적절한 수준의 매각 절차를 사실상 포기하고, 특정 인수 후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만 움직이고 있다”
며 매각 과정의 공정성과 적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1]
업계에서는 거래가 성사될 경우 스트리밍·콘텐츠 시장 경쟁 제한 여부에 대한 규제 당국 심사가 최대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넷플릭스와 WBD는 각각 대형 스트리밍 사업자를 운영해 온 만큼, 미국과 주요 국가 경쟁 당국의 판단에 따라 거래 성패가 갈릴 수 있다.[1]
6. 12~18개월 내 마무리 목표…대규모 위약금 조항 포함
양사는 이번 인수가 12~18개월 내 마무리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1] 절차는 다음과 같이 진행될 예정이다.
- WBD의 TV 네트워크 자산을 묶은 디스커버리 글로벌 스핀오프 완료
- 이후 넷플릭스의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HBO 맥스 인수 거래 클로징
계약에는 대규모 위약금 조항도 담겼다.[1]
- 규제 승인 실패 등으로 거래가 무산될 경우
- 넷플릭스는 WBD에 58억 달러의 역(逆) 브레이크업 수수료를 지급한다.
- WBD가 다른 인수 제안을 선택해 거래를 철회하는 경우
- WBD는 넷플릭스에 28억 달러의 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
넷플릭스와 WBD는 양사 이사회가 이번 인수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거래는 규제 심사와 WBD 주주총회 승인 등을 거쳐, 이르면 2026년 3분기 이후 마무리될 전망이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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